무릎은 지끈 추억은 가득한 아내와의 퇴직 기념 여행
아내의 바람대로 9월 11일부터 4박 5일로 떠난 강원도 여행."이제 오면 언제 오겠어?"라는 아내의 말이 마법의 주문이 되어 우리 여행은 7·80년대의 고등학교 수학여행처럼 잠시도 한곳에 머무르지 않고 이곳저곳을 바쁘게 옮겨 다닌다.
고난의 행군을 시작한 지 어언 4일 차! 곰배령 탐방이다. 아내가 여행지를 강원도로 정했을 때 가장 먼저 떠오른 곳이 천상의 화원이라는 곰배령이었다. 꽃 잔치로 화려한 7·8월은 지났지만, 철 지난 곰배령의 모습도 사뭇 기대가 컸다. 비는 줄기차게 내렸으나 다행히 탐방은 가능했다. 10시 탐방을 예약한 우리는 우비 대신 우산을 챙겨 들었다. 우중에도 곰배령 출발 지점인 점봉산 생태 관리 센터 앞에는 개인과 단체 탐방객 등 많은 사람이 모였고 우비보다 우산을 든 사람도 상당수였다. 준비 부족은 나만의 문제가 아니었고 다수의 비슷한 사람으로 안심이 되기도 했다.
곰배령 탐방길은 이끼 낀 바위와 야생 버섯, 계절의 변화를 잊고 간간이 피어있는 야생화와 계곡의 물소리로 오감이 즐겁다. 한 시간 조금 넘어 도착한 곰배령은 화려했던 여름의 흔적을 지우고 가을의 초입을 알리듯 바람이 제법 차갑다. 세상에는 시절 인연이 있는데 우리는 그 인연을 외면한 결과 한여름의 화려함보다 지는 꽃잎의 쓸쓸함을 가까이 영접한다.운무 가득하고 선선한 바람을 피하려 곰배령 감시 초소의 벽에 기대어 커피를 마시는 중 문이 벌컥 열린다."아무것도 보이지 않고 바람마저 부네"라며 산림청 직원이 말 한마디를 내뱉는다. 무심한 듯 건넨 말 한마디 속에 애써 올라온 탐방객의 실망감을 위로하려는 따뜻한 마음이 담긴 것 같아 저절로 미소가 머문다. 우리 민족이 '정'의 민족인 건 분명한 사실이다.'남는 게 사진이다.' 곰배령 표지석 앞에는 저마다 방문의 흔적을 남기려고 사진 찍기에 열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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