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통에 무릎 안 꿇는 88세 시인, 40년 애독자를 울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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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제가 드릴 말씀의 주제는 입니다. '천년 전주 시(詩)와 연애하다'의 첫 번째 시인으로 오게 되어서 참으로 감사합니다. 강연을 시작하면서 먼저 제가 일찍이 전주에서 얻은 깨달음 하나를 소개하고요, 노년을 맞으면서 찾아온 코로나 시기를 잘 이겨낸 제가 쓴 시 몇 편...

"오늘 제가 드릴 말씀의 주제는 입니다. '천년 전주 시와 연애하다'의 첫 번째 시인으로 오게 되어서 참으로 감사합니다. 강연을 시작하면서 먼저 제가 일찍이 전주에서 얻은 깨달음 하나를 소개하고요, 노년을 맞으면서 찾아온 코로나 시기를 잘 이겨낸 제가 쓴 시 몇 편을 함께 읽으면서 여러분과 즐거운 만남을 갖겠습니다."행사일은 지난 5월 8일. 약 한 달 전에 황 시인께서 오신다는 말을 듣고, 대학 1학년 때 캠퍼스에서 시인의 시 를 읽고 저 멀리 하늘을 올려다보았던 때가 저절로 기억이 났다.

"내 그대를 생각함은 항상 그대가 앉아 있는 배경에서 해가 지고 바람이 부는 일처럼 사소한 일일 것이나 언젠가 그대가 한없이 괴로움 속을 헤매일 때에 오랫동안 전해 오던 그 사소함으로 그대를 불러 보리라." 타향, 전주에 있는 대학에 가면서, 나는 친구 대신 시집이나 책을 들고 다니며 혼자 있던 시절이 많았다. 아마도 지금, 책방 주인으로서의 내 모습은 그때 그 시절이 자양분이 된 것이리라. 황 시인께서는 영문학자이며 시인으로서 활동하시지만, 많은 사람이 알고 있듯이 소설 의 작가 황순원 선생의 아드님이기도 하다. 시인의 딸인 황시내 님도 작가로서 활동하고 있는 소위 문학가 집안을 이루고 있다.팔순 넘어 코로나 겪었지만..."고통 견디는 건 인간의 숙명""인간은 누구나 고통이 있으며 그 고통을 피할 수 없습니다. 피해지지 않는 고통을 견뎌내어야 하는 인간의 숙명입니다. 그리고 고통과 시련을 이겨낸 사람만이 지극히 인간다움을 완성하는 것입니다. 저는 코로나 이후 건강에 여러 증상이 늘어나고, 그중 허리에 많은 불편함이 있어서 오랫동안 서 있거나 움직이기가 힘듭니다. 그런데도 걸을 수 있는 한 끝까지 걸으려고 노력합니다. 누군가와 만날 때도 스스로 걸어갈 수 있을 정도의 거리까지는 꼭 걸어갑니다." 이 시집에서는 곳곳에서 시인의 인생 후반, 살아 있는 것들에 대한 사랑을 엿볼 수 있는 글이 많다. 작은 꽃잎, 풀잎 하나에도 우주 안에 함께 몸담고 살아왔던 동지애를 보여주고 있다. '코로나 확장세를 뚫고 히아신스 한 다발을 보내왔다. / 비닐 옷 벗기고 꽃병에 담아 탁자에 올리자 / 바로 이때다! 꽃들이 참았던 숨을 한꺼번에 내쉬는가./…. 가만 발코니에 내놔야 할까부다. / 꽃병에 손을 내밀자 / 꽃들이 손대지 말라는 듯 허리를 고쳐 세운다. / '지금 우리는 단 한번 주어지는 한창 삶 살고 있어요!... / 중에서.그러면서 '저는 70대 중반부터 죽음에 대한 고통을 두려워하지 않게 되었다, 어느 때 세상 문을 나가더라도 그동안 참 잘 살아왔다고 생각한다'고 말하셨다. 강연장은 순식간에, 인생의 스승이 들려주는 묵중한 울림으로 진동했다. 시인에게 코로나는 상상을 뛰어넘어 상당히 긴 터널이었다고 한다. 당신의 나이에서 보면 해방 이후 우리 현대사에서 6.25 사변을 제외하고 당신과 주변인의 삶을 장기간 흔든 사태가 없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숨만 쉬며 사는 늙은이가 되지 않으려고 온 힘을 다했다고 고백했다. 늙음의 불편과 코로나 역병에 짓눌리지 않는 삶을 살려고 시 창작으로 맞섰다며 다음 시를 읽어주기도 했다. 코로나바이러스로 오래 집콕 하다 / 마스크 쓰고 산책 나갔다 / 마을버스 종점 부근 벚나무들은 / 어느샌가 마지막 꽃잎들을 날리고 있고 / 개나리와 진달래는 색이 한참 바래 있었다. / 그리고 아니 벌써 라일락! / 꽃나무들에 눈 주며 걷다 / 밟을 뻔했다,시인은 시를 읽을 때마다, 특히 느낌표가 있는 구절은 힘찬 목소리로 두 번 세 번 낭독하셨다. 당신의 마음속에서 열망하는 삶에 대한 사랑과 배려, 그리고 역동성, 창조성을 글을 통해서라도 독자에게 전해주고픈 마음이 가득했다.'휙휙 돌아가는 계절의 회전무대나어제 오후 산책길에 갑자기 가늘게 비가 내렸지.연두색 잎을 터뜨리고 있었던 거야.다 써버린 목숨 같은 건 없다!뭘 봬주려는 것 아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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