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겨레21] 이태원 참사 1주기
“경찰은 안전 확보의 1차 책임자가 아니다. 앞으로 경찰의 경비원화를 막는 좋은 논리니까 지역축제·행사에 경찰이 안전유지의 일부분을 담당하는 관행을 깨고 범죄와 국민의 생명, 신체, 재산에 위험이 있을 때만 경찰이 압도적 강제력으로 장악하는 방향으로 나가면 좋겠다.”
경찰은 이런 내용을 행정안전부 장관실에도 전달한 듯하다. “공직과 장관실에 전달한 결과입니다. 불똥은 면하겠습니다ㅎㅎㅎ” 경찰청 경비국 관계자가 10월31일 오후 4시45분께 박 전 부장에게 보낸 카카오톡이다. 그는 경찰 책임을 부정하는 이상민 행안부 장관의 발언 기사 링크를 함께 보냈다. 2023년 8월21일 이임재 전 서장의 업무상과실치사를 다루는 공판에서 증인 최창욱 경사가 말했다. 이 전 서장의 부하 직원이던 그는 참사 당일 밤 집회 관리를 마치고 다 함께 국밥집에서 식사하던 때를 증언했다. 핼러윈 언급은 전혀 없었고 ‘곧 영전하시겠다’며 집회 관리의 공을 치하하는 이야기만 오갔다고 한다. 이 전 서장은 식사를 마친 뒤에도 도보로 15분 거리인 핼러윈 축제 현장으로 가는 대신 차로 1시간가량 이동하며 대통령실 앞 교통 상황을 살폈다. “이럴 때 대통령이 움직이려면 어떻게 해야 할지 방지책을 세워야 한다”고 이유를 설명했다고 한다. 무전기에서 이따금 비명이 들려왔지만, 대통령실을 관할 구역에 둔 서장의 신경은 온통 인사권자에게 쏠려 있었다.
서울 용산구 원효로 다목적 체육관에 마련된 이태원 사고 유실물센터를 찾은 시민이 2022년 11월 1일 오후 ‘이태원 참사’ 현장에서 수거한 신발과 옷 등 유실물 중에서 분실물을 찾은 뒤 눈물을 흘리고 있다. 한겨레 김정효 기자또 다른 안전관리 주체인 구청은 어땠을까. 구청 조직 자체가 핼러윈데이 대응에 무관심했다. 우선 10월 한 달 평균 당직 인원과 10월29일 핼러윈데이 당직 인원에 차이가 없었다. 소음과 쓰레기 대응 담당자로 ‘맑은환경과’ 직원 3명이 따로 파견됐으나, 이들은 재난안전이 아니라 각종 민원에 대응하는 인원이다. 그마저도 당직자 중 일부는 밤 9시께 ‘대통령 비난 전단을 떼라’는 비서실 지시를 받고 나가야 했다.
이는 고스란히 부실 대응으로 이어졌다. 당직실은 소방 당국의 긴급연락에도 부재중이었고 재난문자도 자정 넘어 보냈다. 용산구청이 공식적으로 밝힌 당직사령의 참사 인지 시각은 참사 발생 30분가량 지난 밤 10시53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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