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갯길에서 보는 물길은 동강 12경 중 으뜸으로 꼽힙니다.\r강원도 동강 칠족령
여기는 모든 게 가파르다. 고개에 올라서면 동강은 360도 U턴하듯 줄기를 숨 가쁘게 틀어버린다. 동강을 낀 절벽은, 강원도 말로 치면 뼝대는, 강 건너 기울기 급한 산비탈과 함께 V자를 그린다. 물은 강원 정선에서 조양강이 되고 영월 동쪽에서 동강이 된다. 그러면서 지나온 자신의 줄기와 포개질 듯 말 듯, 얼싸안을 듯 말 듯 이어진다. 칠족령 전망대에서만 U자 굽이가 세 곳 펼쳐진다. 고갯길에서 보는 물길은 동강 12경 중 으뜸으로 꼽힌다. 비경은 칠족령을 지난해 12월 명승의 반열에 올린 주역이다.
명승 칠족령은 평창군 미탄면 마하리 문희마을과 정선군 신동읍 덕천리 제장마을을 잇는다. 개가 고개 이름을 지었다. 어느 선비의 개가 사라졌다. 옻나무 진액을 밟았던 것으로 추정되는 개의 발자국이 이어져서 더듬더듬 찾아가다 보니, 동강과 뼝대의 장관을 보고 뒤집어질 뻔했단다. 옻칠과 다리 족이 합쳐 칠족령이라는 이름이 태어났다는 설이다. 지난달 3일, 하나의 고개를 만나기 위해 다른 고개를 먼저 만나야 했다. 동강 백운산 칠족령에 가기 위해서는 강원도 정선군 신동읍 덕천리 제장마을을 통하거나, 평창군 미탄면 마하리 문희마을을 들머리로 이용한다. 제장마을로 가기 위해 지나는 신동읍 고성리의 고성터널은 차 한 대가 간신히 통행할 수 있는 '왕복 1차로 터널'이다. 마주오는 차보다 늦게 들어서면 후진을 해서 양보하는 게 이 터널의 '룰'이다. 김홍준 기자
과거 기사를 하나 소환해야 한다. ‘동명이산’이다. 산림청에 따르면 우리나라 산은 4400개. 같은 이름 다른 산이 371곳에 이른다. 봉화산이 47개로 가장 많다. 백운산도 전국 11곳이나 된다. 칠족령은 그중 한 곳, 강원 정선·평창에 걸친 백운산에 있다. 이름값으로 치면 전남 광양 백운산이 더 나간다고도 하지만, 칠족령이 있는 백운산도 어엿한 100대 명산에 든다. 백운산 칠족령에 가기 위해서는 또 다른 백운산을 스쳐 지나갈 수도 있다. 당시 기사에 이렇게 적었다. ‘동강산장 지기가 “하산 때 길을 주의하라”고 말한 것처럼 등산로를 단단히 익혀놔야 한다. 어느 길은 동강 앞에서 끊긴다. 되돌아가는 방법밖에 없다. 첩첩산중에 갇히지 않으려면.’ 고개가 ‘리와 리’를 잇는다고 표현하고 말면 칠족령에서는 당황스럽다. ‘마을에서 마을’로, 심지어 지번까지 찍어야 할 정도로 물샐 틈 없는 접근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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