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도 홍천 사는데... 왜 100km 떨어진 충주에서 죽어야 했을까 마즈막재 보현산 요시찰인 홍천_보도연맹원 6사단_헌병대 박만순 기자
인민군이 충북 충주 읍내를 장악하고 마즈막재를 넘어 활옥동굴이 있는 목벌리로 넘어갔다. 그렇기에 목벌리에 이웃해 있던 욕각골에 피난해 있던 유종호 가족은 그 마을에 더 남아 있을 이유가 없었다.
그렇다면 충주중학교 학생 유종호가 1950년 7월 초 마즈막재에서 목격한 20여 구의 시신은 어디 사람들이었을까? 분명 충주 읍내 사람들은 아니었을 것이다. 읍내 사람들이었다면 북한군이 점령하던 인공시절 내내 방치되지는 않았을 것이기 때문이다.피난 믿고 도장 찍었는데... 알고 보니 '살생부'였다 김흥근·재봉 부자를 포함한 충주 보도연맹원들의 발걸음이 멈춘 곳은 싸리재였다. 야트막한 산 초입에서 보도연맹원들을 둘러싼 이들은 충주경찰서 경찰과 6사단 7연대 헌병대였다. 헌병대 장교의 턱짓에 군경의 방아쇠가 움직였다. 살미면 보도연맹원 73명이 삶을 달리한 것은 순식간이었다.이곳에서 죽임을 당한 이 중에는 일제강점기 독립운동을 한 아나키스트 서정기도 있었다. 흑기연맹과 문예운동사라는 비밀결사를 조직해 항일운동을 했던 그는 2차례에 걸쳐 6년간을 복역했다. 그는 국민보도연맹에는 가입하지 않았지만 한국전쟁이 발발하자 요시찰인물로 예비검속돼 싸리재에서 학살됐다.
"아버지가 충주중학교 교실에 있다는 소식을 듣고 이틀인가 밥을 해 날랐어요. 7월 4일에 갔는데, 방금 지에무씨 트럭이 출발했다는 거예요. 거기에는 강원도 보도연맹원들하고 아버지가 함께 실려 간 거죠. 교실에 있던 피난민 중 여성과 노약자는 풀려났다고 얘기 들었어요." 횡성경찰서도 국민보도연맹원들을 살해했는데, 1950년 7월 1일경 경북지역으로 철수하면서 이들이 인민군에 협조할 것을 우려해 주요 인물 20명 정도를 차에 태워 영천까지 데리고 간 후 집단 희생시켰다고 한다. 중앙국민학교로 이송된 후 코발트광산에서 학살됐다. 영동군 보도연맹원 최소 89명이 죽임을 당했는데, 영동역에서 코발트광산까지는 117km 거리다.
미군 비밀문서에는 이들이 공산주의자들이며 정부 전복을 기도한 자들이라고 기록되고 있다. 하지만 이때는 전쟁이 발발하기 두 달 전이고 계엄령이 선포된 상황도 아니어서, 불법적인 학살이 한국전쟁 전부터 이루어진 것임을 알 수 있다.헌병은 국민에게 무엇이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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