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이영재 기자=노동 영화라고 하면 대개는 투쟁하는 노동자의 붉은 머리띠나 하늘을 향해 내지르는 주먹 같은 걸 떠올리게 된다.
이런 관점으로 보면 오는 25일 개봉하는 박홍준 감독의 '해야 할 일'은 색다른 노동 영화다. 사측과 투쟁하는 건 상상하기도 어려운 인사팀 직원을 주인공으로 한다는 점에서다.
기존 노동 영화가 눈에 보이는 노사 갈등으로 노동 현실을 그렸다면, '해야 할 일'은 노동자이면서도 사측에 설 수밖에 없는 인사팀 직원의 보이지 않는 고뇌를 통해 노동 현실을 절절하게 담아낸다. " 어느 한쪽을 나쁜 사람으로 찍어서 혐오하긴 쉽죠. 하지만 그건 사회 현상에 대한 단순한 접근 방식 같아요. 문제를 좀 더 넓게 바라보기도 어려워진다고 생각합니다."조선업 위기를 맞아 회사가 구조조정을 추진하면서 준희는 정리해고 계획을 세우는 어려운 임무를 맡게 된다. 인사팀에 갓 전입한 그는 옛 부서 동료들이 정리해고 선상에 오르내리자 내적 갈등을 겪는다.각본도 직접 쓴 박 감독은"극으로 만들면서 상상으로 추가한 부분도 많다"며"개인적 경험이 보편적 의미를 가지게끔 노동 사건 판례와 같은 다양한 자료도 조사해가며 이야기에 살을 붙였다"고 말했다.정리해고 대상자가 된 노동자와 인사팀장 규훈이 한 치의 양보 없이 벌이는 설전도 현장감을 준다. 노사가 날카롭게 대립하는 장면에선 어느 한쪽에 서지 않으려는 박 감독의 노력이 느껴진다.
이 또한 박 감독의 개인적 체험이 반영된 장면이다. 그는"당시 회사에 다니면서 영화감독이 되려고 준비하던 무렵인데, 나중에 꼭 영화로 만들어야겠다고 결심했다"고 털어놨다.준희 역의 장성범과 규훈 역의 김도영은 일선에서 정리해고를 실행해야만 하는 인사팀 직원의 내적 갈등을 빼어난 연기로 그려낸다. 이 영화로 장성범은 제28회 부산국제영화제 올해의 배우상을, 김도영은 제25회 부산독립영화제 최우수연기상을 받았다. 박 감독은 조선사를 5년 정도 다니다가 그만두고 영화의 길에 들어섰다. 직장생활을 하던 시절에도 주말이면 부산 영화의 전당에서 열리는 강좌에 참석해 영화를 공부하면서 단편 '이삿날'과 '만끽연가'를 연출했고, 이번에 첫 장편을 내놨다.그러면서"영화가 세상을 바꿀 수 있다고 생각하진 않지만, 어떤 문제에 대한 이야기를 끄집어내는 촉매 역할은 할 수 있다고 본다"며"그런 영화를 만들고 싶다. 재밌어야 하는 건 물론이다"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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