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은 목욕탕, 3일은 영화관에 갈 것'\r지방선거 광역단체장 더불어민주당
6월 30일로 임기를 마치는 민선 7기 광역단체장들이다. 6·1 지방선거에서 낙선했거나, 경선탈락, 3선 출마제한 등으로 자리를 비워야 하는 더불어민주당 소속 현역 단체장은 9명이다. 민주당 내에선 “수천 명의 부하직원을 둔 광역단체장에서 하루아침에 정치 낭인이 됐다. 고심이 깊을 것”이란 말이 나온다.
김태흠 충남지사 당선인에 패배한 양승조 충남지사는 퇴임을 이틀 앞둔 지난 28일 마지막 기자간담회를 열었다. 그는 “정치를 떠나는 일은 없을 것”이라며 “어렵고 힘든 지역에서 출마하는 게 다선 의원 으로서 당연히 해야 할 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2024년 총선에서 수도권이나 여당 지지세가 강한 충청권 농촌지역 출마를 고려해보겠다는 의미다.하지만 이 말을 그대로 믿는 충청권 인사는 많지 않다고 한다. 양 지사가 천안갑과 천안병에서 4선을 했기 때문에 “천안 지역에 다시 출마할 것”이란 관측이 강해서다. 특히 성비위 사건으로 민주당에서 제명된 박완주 무소속 의원의 지역구인 천안을 출마가 거론된다. 다만 당 내에선 “세대교체론과 중진 불출마 요구가 큰 상황에서 당선 가능성이 비교적 안정적인 지역에 출마하려는 건 요행”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이장우 대전시장 당선인에 2.39%포인트 차이로 석패한 허태정 대전시장의 출마설도 당내에서 거론된다. 그가 유성구청장을 지낸 이력을 바탕으로 대전 유성을 지역구에 도전할 것이란 관측이다. 이 지역은 5선 이상민 의원 지역구다. 일각선 “박병석 전 국회의장의 지역구인 대전 서구갑도 가능할 것”이란 말도 나온다. 모두 두 사람이 공천을 못 받거나, 불출마를 할 거란 전제에서 비롯된 관측이다. 당 내에선 “아직 이 의원과 박 전 의장의 거취가 결정되지도 않았다. 허 시장의 때 이른 총선 도전설은 되레 유권자에게 안 좋은 인상을 줄 것”이란 말도 나온다.박남춘 인천시장은 유정복 당선인과 임기 말까지도 다투고 있다. 박 시장이 임기만료를 8일 앞둔 지난 22일 지역화폐인 ‘인천이음카드’에 대한 예산 마련을 공무원에 지시하자, 유 당선인은 “ 시정 전반에 많은 문제점이 있다”고 비판했다. 두 사람은 4년 전인 2018년 지방선거에서도 맞붙은 구원이 있다.
박 시장 역시 2024년 총선 도전설이 돈다. 하지만 인천 13개 지역구 중 출마할 곳이 마땅치 않다는 점이 고민거리다. 박 시장이 19·20대 국회에서 재선을 한 인천 남동갑은 현재 맹성규 민주당 의원의 지역구다. 민주당 인천시당 관계자는 “‘인천 맹주’가 된 이재명 의원이 당 대표가 되면 친문재인계인 박 시장을 공천하지 않으려고 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문재인 전 대통령의 30년 지기인 송철호 울산시장은 선거 패배 후 재판 준비에 열중하고 있다. 청와대의 울산시장 선거개입 의혹과 관련해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2020년 기소된 그는 지난 13일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1심 공판에 출석했다. 민주당 울산시당 인사는 “윤석열 정부가 ‘사정 드라이브’를 거는 상황에서 송 시장이 정치 행보를 할 가능성은 작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들 가운데 가장 표정이 밝은 건 최문순 강원지사다. 그는 지난 29일 공개된 언론인터뷰에서 “7월 1일은 그동안 못 가봤던 노래방을, 2일은 대중목욕탕, 3일은 영화관, 4일은 가족 여행 등 가장 평범한 사람으로 돌아가는 훈련을 빨리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최 지사 측 인사는 “한 달 가량은 푹 쉬고 차후 행보를 고민할 것”이라고 말했다.그는 3선 출마제한 규정에 따라 6·1지방선거에 출마하지 못했다. 지난해 민주당 대선 경선에선 후보 8명을 6명으로 추리는 ‘컷오프’에서 탈락했다. 당 관계자는 “당시는 아쉬움이 컸겠지만 대선과 지방선거에서 뛰지 못한 게 오히려 전화위복으로 다가올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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