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오스크 대군'은 몰려오는데 걱정이네요 키오스크 이지애 기자
지인과 간단하게 점심을 요기하러 대형 커피전문점에 들렀다. 문을 열고 들어서니 키오스크 앞에 서너 명이 기다리고 있었다. 얼마 전 카페 리모델링을 하더니 키오스크 기계를 들여놓은 모양이다. 나도 줄 끝에 서서 차례를 기다렸다. 곧 직장인들로 보이는 사람들이 더 들어와 줄을 이었다. 요즘 흔해진 키오스크 주문에 이미 익숙한 터라 무심히 기다리다 내 차례가 되었는데, 아뿔싸 첫 화면이 이상하다.
그나마 눈에 띈 우유 한 잔으로 대체하고 황급히 뒷사람에게 자리를 넘겼다. 키오스크 주문이 낯설고 어렵다는 기사를 봐도 그저 남의 이야기려니 했다. 원하는 걸 찾아 순서대로 터치하면 되는데 그게 그리 어려운 일인가 싶었다. 하지만 이리 돌발상황을 겪고 보니 알 것 같았다. 도움을 요청하고픈 순간, 정신없이 바빠 보이는 매장 직원은 멀었고 기계와 혼자 씨름하는 상황이 잠시지만 초조했다. 대면으로 주문했다면 맞닥뜨리지 않을 상황일 것이다. 키오스크 주문 방식이 아무리 인건비 절감과 정확한 주문정보의 전달이라는 장점을 가졌다 해도 그게 다는 아닌 듯했다. 사람을 상대하고 싶은 인간의 본능적 욕구를 좌절시키는 순간을 필연적으로 내포하고 있달까? 기계를 능숙하게 다루지 못했을 때 엄습하는 당황은 물론 여차하면 시대 흐름의 낙오자가 된 듯한 심정까지 맛보게 되니 달가울 리 없었다.
일상 속 기계화로 비롯된 안타까운 상황은 또 있다. 바로 기계화에 익숙지 않은 사람들이 사회에서 점점 밀려나고 있다는 사실이다. 얼마 전 80대 시부모님과 함께 고기구이 식당에 갔다. 일로 한참 바쁘게 고생한 손자를 위해 시부모님께서 모처럼 식사를 사주시는 자리였다. 메뉴를 정하는데 테이블 위에 어른 손바닥만 한 기기가 놓여있었다. 태블릿으로 메뉴를 주문하는 방식이었다. 마침 저널리스트인 크레이그 램버트의 이라는 책에 기계화가 인간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구절이 있었다. '그림자 노동'이란 오늘날 현대인이 보수가 따르지 않는데도 기업이나 조직을 위해 수행해야 하는 모든 일을 의미한다고 한다. 셀프주유, 셀프계산, 이케아 가구조립, 키오스크 주문 등 그 예는 도처에 널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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