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사람이 없었다면 김연아 금메달도 모르는 일이었다고 하면 지나친 말일까'\r김재영 과천빙상장 김연아
해마다 겨울이면 떠오르는 장면이 있다. ‘피겨 여왕’ 김연아 선수가 올림픽 금메달을 따내던 모습이다. 2010년 2월 캐나다 밴쿠버에서 환상적인 연기로 역대 올림픽 최고점을 받았다. 벌써 13년 전 일이지만 그 순간의 감격은 잊히지 않는다.
그런데 내무부에서 빙상장 건립을 반대했다. 우리나라 경제 수준에선 시기상조라는 이유였다. 김 시장이 아무리 설득해도 전혀 먹히지 않았다고 했다. 그러니 경제기획원에서 적은 금액이라도 예산을 지원해 달라는 얘기였다. 국비 지원을 명분으로 내무부를 설득해 보겠다고 했다. 그때만 해도 과천시장은 임명직이었다. 내무부 소속인 그가 예산을 쓰려면 내무부 허락을 받아야 했다.요즘 표현으로 하면 김 시장은 빙상장 건립에 진심이었다. 나는 처음엔 거절했지만 그는 포기하지 않고 계속 찾아왔다. 김 시장의 설명은 이랬다. “겨울 스포츠 인프라가 너무 열악합니다. 자라나는 어린이에게 기회를 제공하는 건 국가의 의무입니다. 국제 규격 빙상장은 사치가 아니라 미래를 위한 투자입니다.”
현재 과천시민회관 빙상장에는 김연아의 대형 사진이 걸려 있다. 그 사진 밑에선 수많은 꿈나무가 스케이트를 배우고 있다. 처음 빙상장 건립을 계획한 91년은 1인당 국민총소득이 8000달러도 안 되던 시절이다. 그 뒤 27년 만에 한국은 아시아에서 두 번째로 겨울 올림픽을 개최하는 나라가 됐다. 생각하면 할수록 김재영 시장의 미래를 내다보는 안목에는 감탄이 나온다.김연아를 생각하면 두고두고 아쉬운 점도 있다. 2014년 강원도 평창 겨울올림픽 유치에 실패했던 일이다. 나는 노무현 정부의 청와대 정책실장으로 올림픽 유치전에 앞장섰다. 하지만 석유 재벌을 앞세운 러시아의 전방위적 물량 공세에는 역부족이었다. 이때 평창이 올림픽 유치에 성공했다면 김연아가 2회 연속 금메달을 목에 걸었을지 모른다. 적어도 이해할 수 없는 판정으로 러시아 선수에게 뒤지는 일은 없었을 것이다.
2014년 겨울올림픽 유치를 신청한 도시는 세 곳이었다. 초기에는 오스트리아 잘츠부르크가 앞서나갔다. 그런데 2007년 1월 잘츠부르크 유치위원장이 내분으로 사퇴하면서 최하위로 밀렸다. 결국 평창과 소치의 대결로 좁혀졌다. 결전의 순간이 다가왔다. 2007년 7월 과테말라시티에서 열린 IOC 총회였다. 노 대통령은 현장에 가는 걸 망설였다. 2003년 체코 프라하에서 열린 IOC 총회에는 노 대통령이 안 갔다. 대신 고건 총리가 평창 유치단을 이끌었다. 청와대 참모들은 노 대통령에게 과테말라 총회 참석을 건의했다. “러시아에선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갑니다. 우리도 대통령이 직접 가지 않으면 여론이 나빠질 수 있습니다.” 여론 때문에 할 수 없이 가야 한다는 건 노 대통령을 설득하기에 좋은 이유가 아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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