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렇게 베이비박스 앞에 한참을 서 있었다. 이 작은 아이를 두고 갈 수 있을까. 내가 이 아이 없이 살 수 있을까. 아니 이 아이와 함께 살 수 있을까. 이윽고 김씨는 박스를 열고 아이를 내려 놓았다.
편집자주세상에 태어났지만 주민등록에도 오르지 못한 '유령아기'들이 최소 수천명에 이른다는 충격적인 소식이 전해졌습니다. 이 중 일부는 세상의 빛도 보지 못하고 부모에게 죽임을 당했습니다. 이 부모들은 왜 그런 선택을 해야 했을까요? 한국일보는 아이를 포기했거나 포기하려 했던 부모들을 취재해, 그들이 임신·출산의 순간에 마주했던 절박한 상황을 확인했습니다.다시 그 때로 돌아간다면요? 같은 선택을 할 수 있을까. 전 자신이 없네요.
아이를 떼어두고 온 엄마의 심정생후 일주일 아기를 떼놓고 온 엄마는 일당 받는 일을 하며 악착같이 돈을 모았다. 틈틈이 걸려오는 주사랑공동체 사람들 전화를 통해 아이 소식을 들었다."엄마 고생했어요. 아기가 정말 예쁘네요." 힘들게 열달을 키워 출산하기까지 친구·가족 아무에게도 들을 수 없었던 말. 칭찬과 찬사를 거기서 처음 들었다. 지금 김씨와 아기는 양육수당과 부모급여 월 80만 원, 주사랑공동체가 보내주는 물품 후원만으로 생계를 꾸린다. 김씨는 29일 본보화의 통화에서"혼자 키우는 스트레스와 생활비 걱정에 힘이 많이 든다"며"아이를 두고 온 때로 돌아간다면 지금과 다른 선택을 하게 될지도 모르겠다"고 속을 털어놓았다.
경제적 문제도 천륜 앞에서 이들을 갈등하게 만드는 주요 원인이다. 지난해 아이를 출산 후 컨테이너박스에서 몇달을 지냈다는 미혼모 이모씨는"여름이라 습기가 너무 많아 온 집안에 곰팡이가 피고 아이 피부에까지 옮겨오더라"며"당장 주거 문제부터 해결해야하는 처지지만 밤낮없이 육아를 혼자 도맡으며 주거 자금까지 마련하는 건 불가능에 가깝다"고 상황을 털어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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