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 출입금지' 내건 이곳, 차가운 시선이 스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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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 출입금지' 내건 이곳, 차가운 시선이 스친다 파주읍_연풍리 인권_재생과_재활 유곽_집창촌_기지촌 용주골_폐쇄 성매매특별법 이영천 기자

마을 한가운데 흐르는 물길이 지쳐 보인다. 물은 탁하고 수위마저 얕다. 동서로 흐르는, 법원읍에서 발원해 문산천에 합류하는 갈곡천이 마을을 남북으로 갈라쳤다. 갈라진 두 공간을 가느다란 연풍교가 힘겹게 잇고 있다.

업소가 길게 늘어선 마을 남서쪽 가장자리엔 파주시청과 대치한 흔적이 역력하다. 임시 막사가 있고, 옆엔 파주시 행정력을 비판하는 현수막이 나부낀다. 주장하는 내용은 충분히 짐작되는 것들이다. 여종업원 주장이 주를 이룬다. 불법 성매매를 하나의 산업으로 간주한다면, 결국 먹이사슬 최하단에서 뜯기고 착취당하는 대상이기 때문일 것이다.그러함에도 이 골목에도 5월의 청명한 바람이 불어 들고, 빛나는 햇살이 구석을 비추고 있다. 집창촌을 뒤로하고 연풍교에 잇닿은 교회 앞에 다다르니, 곳곳에 재개발을 추진한다는 현수막과 사무소가 눈길을 끌어당긴다.공간도 지쳐 보인다. 하기야 20여 년 가까이 철거와 폐쇄를 놓고 치열한 싸움을 치러 왔으니, 당연한 귀결이다. 2004년 2개 법률로 제정된 '성매매특별법' 이후이니, 참으로 고되고 긴 싸움이다. 비단 이곳만의 문제가 아닌 전국적 현상이었으니, 참으로 야만의 세월을 지나온 셈이다.

미군 부대가 2004년부터 순차적으로 평택으로 이전하기 시작한다. 부대 이전으로, 실과 바늘처럼 붙어 다니던 기지촌이 쇠퇴기를 맞는다. 경기도에서는 의정부와 동두천, 파주가 유사한 상황이었다.여기서 집창촌이 작동하는 구조를 살펴볼 필요가 있다. 먹이사슬 가장 상부에 토지와 건축물 소유주가 있다. 업소를 운영하지 않는 한, 이들은 임대인으로서 안정적인 수익을 누린다.다음이 흔히 포주라 부르는 업소 운영자다. 업소는 대부분 미등록이다. 이들이 토지나 건축주인 경우도 허다하다. 포주는 기둥서방을 두어 여종업원을 감시 착취하는 이중구조를 형성시킨다. 기둥서방이 전면에 나서 업소를 운영하던, 이들 능력에 따라 매출이 좌우되던 시절도 있었다. 기둥서방 존재와 역할이 아직도 변함없는지 확인할 길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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