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덕여대가 남녀공학 전환 논의에 착수하자 이에 반대하는 학생 1000여명이 이틀째 총장실이 있는 본관을 점거하고 캠퍼스 곳곳에서 규탄 시위에 나섰다. 학생들은 남녀공학 전환 논의가 학생들과의 소통 없이 수면 위로 떠올랐다는 점을 지적하며 밀실 논의가 아니냐는 입장이다. 학교 측은 이날 총장 명의의 입장문을 통해 '지난 9월 말 중장기 대학발전계획을 수립하는 대학비전혁신추진단 회의에서 디자인 대학과 공연예술 대학의 발전 방안 가운데 공학전환 방안이 포함됐고, 이에 대해 의견수렴 절차를 거칠 필요가 있다고 판단됐다'며 '오늘(12일) 교무위원회를 열고 모든 구성원과의 의견 수렴 절차를 계획하려 했다'고 밝혔다.
12일 서울 성북구 동덕여대 캠퍼스 교문 앞엔 남녀공학 전환에 반대하는 학생들이 설치한 근조 화환 수십 개가 줄지어 세워져 있었다. 화환엔 “공학 전환 완전 철회”, “민주 동덕은 죽었다”라는 문구가 적혀있었다.본관 앞에선 김명애 동덕여대 총장을 겨냥해 “차라리 명애롭게 폐교하라”는 현수막을 내걸고, 과 점퍼 수백여벌을 벗어 땅바닥에 널어놓는 ‘과잠 시위’도 이뤄졌다. 캠퍼스 바닥과 건물 벽에는 철회를 촉구하는 문구가 스프레이로 적혀 있었고, 곳곳엔 대자보와 전단이 붙었다. X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엔 ‘#소멸할지언정_개방하지_않는다’란 태그를 단 시위 참여 인증샷도 줄줄이 올라왔다.
이번 시위는 전날 학교에서 남녀공학 전환 논의가 이뤄지고 있다는 소식을 들은 학생들이 대거 반발하며 촉발됐다. 학생들은 남녀공학 전환 논의가 학생들과의 소통 없이 수면 위로 떠올랐다는 점을 지적하며 밀실 논의가 아니냐는 입장이다. 이에 총학생회는 전날 오후 5시부터 총장실 점거에 들어간 데 이어 논의 철회를 요구하는 필리버스터를 진행 중이다. 이들은 “차별이 존재하는 한 안전한 논의의 장을 마련해주는 여대가 사라져선 안 된다”고 주장했다. 시위에 참가한 재학생 이모씨는 “과거 주요 사안마다 학교 측이 학생과 소통 없이 날치기 통과를 해왔다 보니, 서로 간 신뢰 부족으로 벌어진 일”이라고 말했다.
학교 측은 이날 총장 명의의 입장문을 통해 “지난 9월 말 중장기 대학발전계획을 수립하는 대학비전혁신추진단 회의에서 디자인 대학과 공연예술 대학의 발전 방안 가운데 공학전환 방안이 포함됐고, 이에 대해 의견수렴 절차를 거칠 필요가 있다고 판단됐다”며 “오늘 교무위원회를 열고 모든 구성원과의 의견 수렴 절차를 계획하려 했다”고 밝혔다. 대학의 남녀공학 전환은 교육 당국의 인가 없이 대학 자율로 결정 가능하다. 현재 전국 4년제 여대는 동덕여대·이화여대 등 총 7곳이다. 숙명여대는 모금 운동을 벌이고, 한양여대도 총학생회 명의의 지지 성명을 발표하는 등 다른 여대에서 동덕여대에 연대하는 움직임도 나오고 있다. 성신여대도 2025년부터 국제학부에 외국인 남학생을 모집한다는 사실이 뒤늦게 알려져 총학생회에서 서명 운동을 벌이는 등 반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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