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가족'이라는데, 왜 한 해에만 15만이나 버려지는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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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가족'이라는데, 왜 한 해에만 15만이나 버려지는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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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에게 압도 당하는 느낌의 광활한 대지가 펼쳐진다. '우두두두' 소리를 내며, 거대한 평야 위로 수많은 버펄로들이 웅장한 발굽 소리를 내며 떼를 지어 달리고 있다. 그 뒤에는 늑대 무리가 007 작전을 수행하듯 버펄로 떼를 압박하며 쫓아간다. 늑대들이 새끼 버펄로를 어떻게 사냥하는지, 늑대의 습성을 다룬 KBS 동물...

10년 차 반려견 훈련사로서 가장 큰 깨달음은 훈련 기술이 아니라 그들의 이야기에 있었습니다. 보호자와 반려견, 가까이 있지만 잘 알지 못하는 진짜 그들의 이야기를 하려 합니다.자연에게 압도 당하는 느낌의 광활한 대지가 펼쳐진다."우두두두" 소리를 내며, 거대한 평야 위로 수많은 버펄로들이 웅장한 발굽 소리를 내며 떼를 지어 달리고 있다. 그 뒤에는 늑대 무리가 007 작전을 수행하듯 버펄로 떼를 압박하며 쫓아간다.

늑대들이 새끼 버펄로를 어떻게 사냥하는지, 늑대의 습성을 다룬 KBS 동물의왕국 다큐 중 한 장면이다. 그 수많은 버펄로 떼 사이에서 반드시 이탈하고 낙오되는 버펄로가 있음을, 늑대는 아는 듯 바짝 뒤쫓는다. 이내 작은 새끼 한 마리가 점점 속도를 잃고 뒤처진다. 이를 정확히 노린 늑대들은 이내 사냥에 성공한다. 자연의 섭리인 줄은 알지만, 유명을 달리한 새끼 버펄로를 보면 마음이 편치 않다. 그 와중에 굴에서 기다리던 새끼 늑대들에게 고기를 토해주고 보살피는 부모 늑대를 보면 여러 생각이 든다. 지금 경험하면 살아남기는커녕, 여행으로조차 너무 혹독할 것 같은 자연 환경에서의 늑대. 그 늑대의 후예가 살아남아 내 옆에서 에어컨을 쐬며 있는 개라는 걸 다시금 생각해본다. 머리로는 알아도, 가슴으로는 잘 받아 들여지지 않는 사실이다. TV에 특이한 소리가 나오거나 피아노 소리가 나오면 맞춰서 늑대 소리처럼"아우~" 하며 하울링을 하거나, 뼈다귀를 앞발로 꽉 쥔 채 눈을 희번덕하게 뜨며 으르렁거리는 모습. 그 모습을 보고서야 내 옆에 있는 개가 늑대의 후손임을 조금이나마 깨닫곤 한다.AD 1만 5천여 년 전 그 어딘가 즈음에서 늑대를 조상으로 해 개라는 동물이 나타났고, 그 뒤로 인간과 가장 오래, 가장 많은 숫자로 함께 살게 되었다. 앞서 말한 장면처럼 인간이 흉내 낼 수도 없는 개의 사냥 기술이 수렵 생활을 했던 인간에게는 큰 도움이 되는 협력자였을 것이다. 또 이후 농경 사회가 되면서, 내부자와 침입자를 구분해야 하는 그 시대에 개들은 최고로 치는 '경비원' 역할을 해냈을 것이다. 온라인판에 따르면 1914년, 독일 오버 카셀의 고대 무덤에서는 아주 흥미로운 화석이 발견됐다. 약 1만 4,000여 년 전 묻힌 걸로 추정되는 이 유해는 남녀 한 쌍과 개가 함께 묻혀있었고, 개는 7개월 어린 나이로 추정됐다. 이 화석을 조사한 결과, 이 개는 디스템퍼라는 중대질병을 앓았으며, 죽기 직전까지 사람이 돌보고 병을 치료했다는 결론이 났다. 즉, 1만 4천여 년 전에도 사람이 정을 주면서 가족으로서 대했다는 것이다. 하지만, 과거 인간은 개를 가족으로 대했다기보다는 특정한 목적으로, 나아가 자기 생존을 위해 개를 키웠다는 설이 훨씬 지배적이다. 실제로 개만큼 다양한 목적을 가진 동물은 드물다. 또 국제개협회, 미국개클럽 등에서는 양을 몰던 개들은 허딩 그룹, 작은 동물을 사냥하던 개들을 테리어 그룹처럼 목적으로 품종을 분류한다. 실제로 특정 목적에 있어선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기질과 외형을 갖추어 그 능력에 특화된 개들이 다수 있다. 예컨대, 시베리안 허스키는 혹독한 추위도 버티며 수십km 썰매를 끌 수 있고, 그레이 하운드는 평지 달리는 속도가 70km/h 이상을 넘어 빠른 초식동물 사냥으로 진화되었다. 이렇게 견종이 다양해진 것 자체가 인간이 특정 목적을 가지고 개의 번식을 시도했다는 증거가 된다.반면, 오늘날에는 개들이 어떤 목적을 수행하거나 소위 일을 하는 것에 대해서 부정적으로 보는 시선도 많다. 나아가 별도의 목적이 없어야 한다는, 즉 '반려견'으로서 바라보고 존중해야 한다는 것이 더 지배적인 분위기로 가고 있다. 그만큼 인식이 변했기 때문이다. 반려의 사전적 의미는 '짝이 되는 동무'다. 과거에 개를 대부분 목적으로 대하고 정말 가족으로서 아꼈던 사람이 소수였던 것처럼, 나는 오늘날에도 개를 가족으로 아끼는 보호자는 아주 많지는 않다고 생각한다. 과연 넓은 목장에서 양을 몬다거나 실제 사냥 현장에 투입되지 않으며, 시원한 에어컨 바람을 쐬며 실내에서 산다고, 또 과거보다 양질의 사료를 먹는다고 해서 이 개들이 '반려견'으로 살고 있다고 할 수 있을까? 나는 아직도 많은 사람들이 개를 소유하고 마음대로 꾸미고 내 마음대로 했으면 하며, 반려견이 아닌 '애완견'으로 키우려 한다고 본다. 과거엔 반려견보단 애완견이라는 단어를 통용해 왔지만, 애완견의 완자는 희롱할 완 자로 생명에게 쓰기에는 어울리지 않는 단어다. 여기에 경종을 울리고 많은 전문가들이나 공익성을 띈 문구나 사기업에서도 반려견으로 대부분 변화한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나는 어릴 때부터 수많은 개를 키우는 사람들을 만나고, 10년 동안 반려견 행동 전문가로 활동하며, 정말 반려견으로 키우는 사람이 많다고는 하기 힘들다. 많은 SNS에서 개는 힘들다고 외치고 있지만, 그 반응이 귀엽다는 이유로 개를 일부러 자극시켜서 으르렁 거리는 영상은 늘 많은 바이럴로 재밌는 영상처럼 소비된다. 문제행동이라 일컫는 개들은 사실 개들 자체도 감정적으로 많이 괴로운 경우가 많다. 보호자가 리드해주지 못해 늘 불안한 감정이 지배적인 개들이 많기 때문이다. 과거보다 나아졌지만, 기본적인 산책조차 제대로 해주지 않는 가정도 아직도 적지 않다. 그뿐일까. 개들은 꾸준히 사람 손에 의해 버려진다. 지난 2월 실린 YTN 기사, 유기동물 보호센터 관련 단체 라디오 인터뷰에 따르면 한 해에 버려지는 개들은 15만 마리에 육박한단다. 실로 끔찍한 수치다. 아닌 경우도 있지만, 이런 사례들은 주변에서 생각보다 흔하다. 그들 중 다수는 애초 '반려견'으로 키우겠다고 말했을 것이고, 처음엔 '우리 가족'이라며 입양했을 것이다. 하지만, 여전히 가슴 아픈 통계들이 6월 현재도 펼쳐진다. 휴가 시즌이면 여행지에 버려진다는 유기견 등 반려견 기사는 또 얼마나 자주 보이는지. 이제는 개들이 과거처럼 육체적으로 뛰어다니며 많은 활동량을 소비하지는 않지만, 시대가 달라지며 개들은 애완이라는 목적이 새롭게 생긴 것은 아닐까 생각한다. 그런데 그러려면 생긴 것은 인형 같아야 하고, 내가 이해하거나 노력할 필요 없이 내 말을 곧이곧대로 잘 들어야 한다. 앞서 언급한 YTN 기사에 따르면, 개를 유기하거나 파양하는 이유의 47.8%가 '행동 문제'라고 한다. 과거엔 당장 하루 끼니를 해결하기 위한 수렵 민족이 사냥을 못하는 개를 싫어해 기피했다면, 현대 사회엔 내가 불편하면 기피하는 것으로 바뀌었을 뿐, 그 현상의 본질은 아직도 크게 다르지 않다.그저 털복숭이에 귀엽고 내 말을 잘 들어주길 바라고 입양했다가, 내가 불편해지면 책임지지 않는 것이 아직까지 우리가 마주 해야하는 정말 마음 아픈 현실이다. 알려는 시도도 없이 그저 내가 예쁘다고 장난감처럼 대하는 게 정말 상대를 '반려'하는 것이라 말할 수 있을까? 처음에 잘 모를 수는 있다. 하지만, 반려견이라는 말이 정말 어울리려면 더 많은 사람들이 더 큰 책임감과 지식을 가지고 반려견과 살아야 하지 않을까. 반려견과 보호자들이 더 건강하게 공존하는 날을 응원하고 꿈꿔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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