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라왕'은 장기판의 말…배후엔 '컨설팅업체'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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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시 진행'은 매매가보다 높은 가격으로 전세를 놓은 다음 세입자와 전세계약을 맺고, 그 전세금으로 매매계약을 체결하는 방식입니다. 남은 전세금은 컨설팅업체와 공인중개사가 나눠 가지고, 건축주도 매물을 팔아준 컨설팅업체에게 리베이트를 제공합니다. 전세사기

최근 논란이 된 전세사기, 이제는 피해 규모가 어디까지 불어날지 예측하기도 어려운 상황인데요. 빌라 수백 채 명의를 가진 이른바 빌라왕들은 바지사장이라는 점, 앞서 보도했는데요. 그래서 이번에는 그 배후를 알기 위해 잠입 취재, 위장 취업을 해봤습니다. 연휴에도 쉬지 않는 CBS 사회부 민소운 기자 어서오세요.잠입 취재 내용을 말씀드리기 전에, 이 빌라왕 사건의 개요부터 잠깐 짚고 가야 해요. 구조가 복잡하거든요. 저희 취재 결과를 종합하면 빌라왕은 큰 장기판의 말일 뿐이고, 이 판을 주도하는 세력은 따로 있었다는 거죠?네 맞습니다. 이 전세사기 판을 주도하는 건 사실상 '부동산 컨설팅업체'입니다. 우선 이 판에는 여러 등장인물이 등장합니다. 건축주 등 매도인이 있고요, 공인중개사와 명의대여자, 즉 바지사장 등이 동원되는데요. 일단 컨설팅업체는 매도인에게 '빌라 거래를 도와주겠다'고 접근하고요.

이 다음 단계에서 '바지사장', 즉 '명의 대여자'가 등장하는데요. 매매계약까지 끝나면, 컨설팅업체는 어디선가 '바지사장'을 구해와서 바지사장 앞으로 명의를 돌려요. 바지사장은 100만 원 안팎의 리베이트를 받고 집주인이 됩니다. 이 바지사장이 이런식으로 계속해서 수십 번 명의를 대여해주면 결국 '빌라왕'이 되는 구조입니다.정체를 찾기 어렵게 사라지는 거죠. 서울시복지재단 전가영 변호사 말 들어보시죠."업체가 점조직처럼 다 움직이는 것들이라…그리고 사실은 그 정체를 찾기가 되게 어려운 상황이고.. 그 전화하셨던 번호로 다시 전화하면 없는 번호라고…"네 제가 한번 일명 토스실장에 지원해봤습니다.컨설팅업체의 '명의 사냥꾼'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명의 대여자, 즉 바지사장을 구해서 그들의 명의를 컨설팅업체에 '토스'해주고 건당 수수료를 챙기는 사람들입니다.

업계에서 통상 바지사장, 즉 명의대여자는 '명자'나 '물건'으로 통용됩니다. 업체는 그냥 명의만 구하면 그걸로 끝이에요. 바지사장이 추후 어떤 위험에 처하게 될 지, 나중에 어떤 부작용이 일어날 지는 안중에도 없습니다. 토스실장들은 그냥 신용불량자든, 노숙인이든, 기초생활수급자든, 장애인이든 닥치는 대로 바지사장을 '사냥' 해오는 거에요. 사실상 토스실장이 바지사장을 '빌라왕'으로 키우는 실무자인 셈이죠.[인서트/A컨설팅업체 팀장] "솔직히 얘기하면 막말로 사채하는 사람들 그런 사람들한테 가서 우리 거래처로 이렇게 하자고 하면…얘네들은 어떻게든 돈을 받아야 해요. 그 사람들한테 연결해 주면 소개비를 얼마를 주겠다. 이런 식으로"[앵커]놀랍게도 10분 만에 구했습니다. 제가 사기 치는 능력이 뛰어나거나 그런 건 아니고요.일단 면접을 보고 나름대로 체계적인 직무 교육을 받은 뒤에 본격적인 토스실장 활동을 시작했는데요. 각종 SNS에 바지사장을 구하는 글, 그러니까 '무자본 갭투자자 모집' 글을 올리기 시작한 지 10분 만에 30대 남성에게 급전이 필요하다며, 벌써 명의를 넘기는 게 세 번째라며 연락이 왔습니다. 직업이 없고 천 만 원 정도의 빚이 있는 남성이었습니다.오프라인에서도 바지사장을 구하러 나서봤는데요. 남구로역 새벽인력시장에서, 서울역에서 노숙인 등에게 전단지를 주며 명의 대여를 권해봤습니다. 노숙인들의 말, 들어보시겠습니다.이렇게 노숙인들은 곧바로 혹하는 눈치였습니다.

이 깔세 명단을 보고 저희 취재팀이 나흘 동안 그 주택 현장을 돌았어요. 깔세 명단에 있는 매물들에는 여기저기 경매 안내문이 붙어 있었고요. 세금 체납으로 압류됐거나 이미 강제경매가 개시된 곳도 있었습니다.업계 관계자 말을 들어보니까요. 주택도시보증공사 보증보험을 든 세입자들이 임차권 등기를 하고 집을 빼면 HUG에서 이걸 경매 처분을 하는데, 그 처리 기간이 최소 6개월에서 1년 정도 걸린다고 합니다. 그 사이를 틈타 전세사기 일당이 깔세를 놓고, 깔세로 400~500만 원을 받아 나눠가지는 구조라고 합니다.이미 사기를 쳐서 경매에 넘어간 매물에 또 '깔세'를 놓아 끝까지 편취를 한다…마른 걸레에서 물을 짜내는 수준인데요, 대책이 시급해 보입니다.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민 기자 수고하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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