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보훈부 장관께 드리는 편지] 부디 빨간 색안경을 벗으세요
일면식도 없는 장관님께 두 차례나 글을 올리게 되어 적이 송구합니다. 석 달 전쯤 '이승만 띄우기는 헌법 정신을 부정하는 것'이라는 취지로 공개편지를 보낸 적이 있습니다. 주저리주저리 글은 길었어도 요지는 간단했습니다. 장관님의 주장이 '불의에 항거한 4.19 민주 이념을 계승한다'는 헌법 전문의 내용에 정면으로 배치된다는 것이었습니다.
제헌 헌법에 반민족행위 처벌법의 제정 필요성을 적시한 사실도 대한민국 정부가 임시정부의 법통을 계승하고 있음을 만천하에 내보인 것입니다. 임시정부의 외교 활동과 항일 무장투쟁의 반대편에 서서 독립운동가들을 탄압한 친일 세력을 처단하는 것이야말로 민족정기와 국가의 기강을 바로 세우는 일로 여겼음을 보여줍니다. 이것이 오롯한 대한민국의 헌법 정신입니다. 최근 육군사관학교의 홍범도 장군 흉상 철거 결정도, 한덕수 국무총리의 홍범도함 명칭 변경 주장도 같은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습니다. 그가 공산주의자였다는 점은 여론몰이를 위한 수단이었을 뿐, '녹화사업'이 근본적인 목적이 아니었음을 이제야 온 국민이 깨닫게 됐습니다. 윤석열 정부가 도발한 역사, 이념 전쟁의 종착역은 대한민국의 건국과 일제강점기 독립운동을 따로 떼어내는 것, 바로 그것이었습니다.박민식 장관님! 진짜 궁금해서 여쭤봅니다. 수십 년 동안 만주 땅에서 풍찬노숙하며 일제와 맞서 싸운 독립운동가들보다 6.25 전쟁 당시 북한 공산군의 남침에 맞서 싸운 장군이 진정 더 높게 평가받아야 한다고 여기시는지요. 그가 일제 편에 서서 독립운동가들을 토벌한 만주국 간도특설대의 장교 출신이라고 해도 여전히 존경받아 마땅하다고 생각하십니까.
해방 직후 미소 냉전이 몰고 온 극심한 좌우의 대립 정국을 친일파들은 생존을 위한 천재일우의 기회로 여겼습니다. 끝내 원인을 밝히지 못하고 영구미제로 남은 동아일보의 신탁통치에 관한 희대의 오보도 그들에겐 더없는 '선물'이 됐습니다. 와중에 벌어진 제주 4.3과 여순 사건에서 특히 일본군 출신의 장교들이 '맹활약'하며 만만치 않은 존재감을 뽐냈습니다.철저히 미국의 편에 서서 좌익 세력을 가혹하게 탄압할수록 친일파라는 그들의 '원죄'는 시나브로 흐릿해졌습니다. 급기야 '조국 해방 전쟁'이라는 명분을 내세워 북한 공산군은 남침을 감행했고, 동족상잔의 비극으로 막을 내린 6.25 전쟁은 '친일파들의 해방 전쟁'으로 귀결되고 말았습니다. 전쟁을 도발한 김일성과 북진통일을 부르댄 이승만은 '적대적 동지'가 되어 더욱 막강한 권력을 틀어쥐었고, 전쟁 중 공을 세운 친일파들은 고스란히 기득권층에 편입됐습니다.
United States Latest News, United States Headlines
Similar News:You can also read news stories similar to this one that we have collected from other news sources.
이념에는 강공, 불리한 이슈엔 빠지는 ‘마스크윤’ [공덕포차]독립운동가 홍범도 장군 흉상 철거 주도자가 국정교과서를 집필했던 ‘뉴라이트’ 성향의 나종남 육군사관학교 교수임이 밝혀졌...
Read more »
기술, 디자인, 미래가 만나다…광주디자인비엔날레 7일 개막올해로 열 번째를 맞는 광주디자인비엔날레가 7일 개막해 11월7일까지 62일간 전시를 이어간다. 광주광역시가 주최하고 광주...
Read more »
언 땅, 질퍽한 흙... 그 사이에서 뼈와 유품이 나오기 시작했다[다시 만날 그날까지 ①] 한국전쟁 민간인학살 유해발굴현장과 첫 만남
Read more »
달러 강세 다시 시작되나···맥 못추는 아시아 통화미국 경제가 나홀로 회복세를 보이는 덕에 달러화가 다시 강세를 보이며 질주할 조짐을 보이고 ...
Read more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