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10월항쟁' 증폭시킨 친일파, 역설적인 기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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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10월항쟁' 증폭시킨 친일파, 역설적인 기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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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성의 히,스토리] 친일파의 재산 - 이성옥

▲ 1946년 10월 2일, 대구 태평로 삼국상회 부근에서 경찰이 진압을 벌이고 있고 왼쪽에는 시위 군중들이 경찰의 발포에 쫓기고 있으며 도로가에는 시민 여러 명이 쓰러진 모습. ⓒ 10월항쟁유족회

이렇게 일제에 대항할 목적으로 좌파 이념을 공부한 사람들이 10월항쟁의 전면에 섰다. 항일 운동가 출신들이 이 운동을 이끌었던 것이다. 이들이 궐기한 것은 미군정의 경제적 실정이 임계점에 도달했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친일파 청산이나 제국주의 청산이 미군정하에서 진척되기 않았기 때문이기도 하다. 10월항쟁은 미군정의 지배가 친일청산이나 제국주의 청산을 도외시했음은 물론이고 이 지배가 한국인의 경제생활에도 해악을 끼쳤다는 점을 역사에 남기는 기능을 했다. 일제 식민지배뿐 아니라 미군정 지배체제 역시 우리 민족의 체질에 맞지 않았음을 후세에 알리는 역할을 했다. 그에 더해, 이 시대 한국인들이 미군정의 통치를 고분고분하게 받아들이지 않았다는 생생한 증거도 함께 남겼다.

한편, 1940년부터는 경찰 일을 하면서 대구보호관찰소 촉탁보호사도 겸했다. 촉탁보호사의 임무는 사상범의 재범을 막는 일이었다. 석방된 항일투사들의 '원대 복귀'를 저지하는 임무를 겸했던 것이다. 이성옥은 해방 2년 전에 경찰을 그만뒀다. 그런 그가 해방 이듬해의 대구 10월 항쟁에 소환된 것은 그해에 미군정이 그를 불러냈기 때문이다. 1946년 4월 13일자 '인사 왕래'는"이성옥 씨 입경 인사차 내사"라며 경찰서장이 된 이성옥이 서울을 방문해 동아일보사에 인사차 들렀음을 알려줬다.미군정이 그런 친일 경찰들을 중용한 일을 합리화하는 논리 중 하나는 '국가 운영을 위해서는 그런 테크노크라트들을 기용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하지만 해방 당일 조직된 조선건국준비위원회가 전국 치안을 신속히 장악한 사실에서도 확인할 수 있듯이, 굳이 친일 경찰이 아니더라도 한반도 치안은 얼마든지 유지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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