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 아파트 사는게 죄냐'···'부자 때리기' 공시가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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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초구 반포의 한 아파트에 거주하고 있는 주민은 '강남 아파트에 산다고 죄인 취급 받는 것 같다'고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 가격별ㆍ지역별 불균형 지적을 잘 알고 있다. 자문과 의견 수렴을 거쳐 투명성ㆍ형평성 있는 제도를 마련하겠다.” 지난해 6월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의 이 말이 ‘공시가격 현실화’ 불을 지폈다. 취임 1주년을 맞은 기자간담회 자리에서였다. 이어 8월께 김 장관은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업무보고에서 “오는 10월 시작하는 공시가격 조사에서 올해 상승분을 현실적으로 반영하겠다”며 현실화율 인상을 기정사실화했다.

공시가격은 보유세 등의 부과 기준 금액으로 정부가 매년 1월 1일 기준으로 ‘거래 가능성이 높은 가격’으로 평가해 정하는 가격이다. 공시가격이 보유세ㆍ건강보험료 등 각종 세금의 기준이 되는 만큼 주무부처 장관의 현실화율 인상 발언의 파급력은 컸다. 현재 시세의 50~70% 정도인 현실화율을 몇 %까지 올릴 것인지, 올해 공시 가격 발표에 관심이 집중됐다. 하지만 결과는 미미했다. 올해 공시가격 현실화율은 단독주택의 경우 51.8→53%, 토지는 62.6→64.8%로 찔끔 올랐다. 공동주택의 경우 전년과 동일한 68.1%에 머물렀다. 이문기 국토부 주택토지 실장은 14일 “공동주택 공시가격의 현실화율이 단독주택ㆍ토지보다 높아 형평성 차원에서 지난해 수준을 유지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고가의 주택과 토지만 콕 짚어 ‘핀셋 인상’을 했다. 땅의 경우 올해 ㎡당 2000만원 이상의 고가 땅의 공시지가는 전년 대비 20.05% 올랐다. 그 이하의 땅의 공시지가 상승률은 7.29%에 그쳤다. 주택 역시 시세 25억원 이상의 고가 주택의 경우 공시가격 상승률이 36.49%에 달했다. 이에 비해 시세 3억원 이하의 저가 주택의 경우 3.56%에 그쳤다. 김 장관은 “불균형이 심각했던 초고가 주택의 현실화율을 공동주택 수준까지 상향시키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단독주택의 공시가격 현실화율이 53%인데, 초고가 주택의 경우 현실화율을 68.1%까지 올리겠다는 이야기다. 가격 수준별 현실화율에 차등을 두는 것이 적정한지 논란이다. ‘공평 과세’가 아니라 ‘부자 때리기’가 아니냐는 불만이 터져 나오는 배경이다. 올해 공동주택 공시가격이 급등한 서울 강남 4구 및 '마·용·성' 지역의 경우 이의신청이 잇따를 것으로 보인다.서초구 반포동의 한 아파트에 거주하고 있는 이 모 씨는 “가뜩이나 고가 주택이 저가 주택보다 높은 세율을 적용받는데, 종부세도 내고 여기에 시세 반영률까지 더 올려버리면 이중·삼중으로 과세를 하는 것 아니냐”며 “강남 아파트에 산다고 죄인 취급 받는 것 같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정수연 제주대 경제학과 교수는 “현실화율은 모든 토지에 대해 동일하게 적용돼야 하는데 토지별로 현실화율을 차등화하는 것 자체가 형평성에 위배된다”며 “공시가격 결정의 근거를 투명하게 공개해야 공시가격에 따라 세금을 내는 납세자들을 설득할 수 있다”고 말했다.공시가격 현실화율 관련 로드맵도 보이지 않는다. 이문기 실장은 14일 공동주택 공시가격안 발표 때"공시가격 현실화는 계속 추진해 나갈 계획”이라며 “시세하고 격차가 컸던 가격대별, 유형별 현실화율은 적극적으로 개선하면서 서민층 부담을 줄이기 위해 점진적으로 접근하겠다”며 원론적인 이야기만 반복했다.이에 대해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은 15일 “부동산 공시가격 현실화율을 80%까지 높여야 한다”고 촉구했다. 또 “현실화율 산정 기준을 공개하지 않는 것도 문제”라며 “산출 근거를 투명하게 공개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이우진 세무사는 “공시가격 현실화율은 유형별·가격별로 같이 하되, 저소득층에 피해가지 않도록 세율로 조정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노태욱 한국 감정평가학회장은 “인위적인 조정이 계속 이뤄지고 있는데 어떤 원칙으로 했는지 분명하지 않아 문제”라며 “현실화율을 개선하겠다면 방법이나 파급효과를 면밀히 분석해 공감대부터 형성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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