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처럼 미국에서 의사 진료를 받는 게 쉽지 않은 이유는 일단 의사 수가 부족하기 때문이다. 강현석 교수는 '2000년대 들어 미국에선 고령화 등으로 의사 인력 부족이 심화할 것이라는 예측이 나오면서, 지난 20여년 동안 30여개의 의대가 신설되는 등 의대 학생 수가 35% 정도 증가했다'면서 '다만, 미국은 수련 받지 않으면 의사면허를 받을 수가 없는데, 전공의 증원은 느리게 이뤄지고 있어 비판이 나온다'고 전했다.
미국 테네시주 내슈빌에 있는 메해리 의대 학생들이 지난 6월 15일 잭슨의 한 병원에서 현직 의사가 장기 기증자의 간과 신장을 적출하는 모습을 지켜보고 있다. AP=연합뉴스
미국의학대학협회에 따르면 향후 10년 이내 미국에서 의사가 최대 12만4000명 더 필요하다. 경제협력개발기구 통계에 따르면 2021~2022년 미국의 인구 1000명당 임상 의사 수는 2.7명으로, 노르웨이, 독일, 호주, 프랑스 등보다 적다. OECD 주요국 평균인 3.7명보다도 뒤처졌다. 의대 정원 확대를 두고 설왕설래하고 있는 한국과 비슷한 수준이다.이코노미스트는 특히 미국 의사가 세계에서 가장 높은 수준의 연봉을 받고, 의대 지원자도 넘쳐나는데 의사 부족에 시달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미 의사의 평균 연 소득은 35만 달러로 전 세계 의사 중 가장 높다. 상위 10%의 평균 소득은 130만 달러에 이른다. 미 의사 중 연 소득 하위권인 가정의학과 의사의 소득도 미국 전체 소득자 중 상위권에 속한다.
이렇게 전직을 고민하던 이들 대부분은 환자를 직접 진료하는 임상의 대신 학술·연구·제약 분야로 이직하는 경우가 많다. 미국의사협회 제시 에렌펠 회장은"대부분의 의사는 이제 더는 자식들에게 의료계로 가라고 권장하지 않는다"며"의사들이 이 직업에 대한 기쁨을 잃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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